두 장의 급여표: 오픈AI는 500달러, 메타는 0달러
영수증을 먼저 내려 놓겠습니다. 자율형 AI 에이전트 하나, 월 500달러. 비즈니스 도구 수십 개 연동, 0달러. 24시간 백그라운드 실행, 사용량에 따라 추가. 이번 주 업계에는 AI 직원의 급여표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큰 숫자들은 29일(현지시간)에 적혔습니다. 오픈AI가 개발자 행사 DevDay에서 24시간 자율 에이전트 ‘닷츠’를 공개했고, 메타는 에이전트 ‘뮤즈’의 소상공인 연동 대폭 확대를 알렸습니다. 하나는 에이전트 하나에 500달러를, 하나는 대부분 기능을 0달러에 매겼습니다. 이번 글은 이번 주 뉴스를 급여표의 형태로 읽는 셈입니다. 단가, 감가상각, 감사, 위치. 네 개의 라인입니다. 이 주가 에이전트 상용화의 분수령이라 불리는 이유가, 바로 에이전트가 처음으로 가격란에 셀 수 있는 물건이 된 지점이기 때문입니다.
글의 핵심 개념을 형상화했습니다.
라인 1, 단가: 500달러와 0달러
오픈AI의 닷츠는 GPT-6 아스트라 기반입니다. 화면이 없는 격리된 클라우드 가상 컴퓨터에서 일하고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백그라운드를 지키며 연구, 데이터 분석, 문서 작성, 개발을 수행합니다. 그동안 챗GPT 에이전트나 코덱스는 사용자가 화면 앞에서 지시하는 방식이 중심이었습니다. 닷츠는 특정 기기나 인터페이스에 얽매이지 않고 목표만 주면 상시 근무하는 에이전트라는 점이 다릅니다. 4,000개 이상의 앱과 연동되고 슬랙, 팀즈, 문자메시지로 업무 지시를 받을 수 있습니다. 과금도 새롭습니다. 월 100달러 이상 프로, 비즈니스 프리미엄 구독자에게 닷츠 1개가 기본 제공되고 월 500달러 프로 요금제가 신설되는 것입니다. 고부하에는 종량제가 덧붙습니다. 비밀번호 변경, 영구 삭제, 결제 같은 민감 작업은 명시적 승인을 요구하고 마이크로소프트 Agent 365 보안 통제와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표적이 채팅이 아니라 실제 업무인 셈입니다. 조달, 청구서 처리, 고객지원, 계약 검토. 메타의 뮤즈가 소비자, 소상공인 시장을 겨냥한 것과 대비되는 지점입니다.
반대편, 메타의 뮤즈는 0달러로 가격이 매겨져 있습니다. 쇼피파이, 퀵북스, 스트라이프, 캔바, 슬랙, 노션, 줌 등 수십 개 비즈니스 도구와 연동되고 인스타그램 프로페셔널 계정 분석, 페이스북 페이지, 메타 광고 계정까지 연결됩니다. 대부분의 기능은 사용량 제한이 있는 무료이고 더 많은 사용량은 구독 플랜입니다. 여기에서도 사용자 승인 없이는 게시, 메시지 전송, 구매가 실행되지 않습니다. 세어 본 숫자가 있습니다. 9월 초 개인용 출시 후 첫 2주간 약 280만 다운로드, 센서타워 추정이며 미국, 캐나다 앱 차트 1위입니다. 메타는 소상공인용으로 확장했고 하루 전에는 엔터프라이즈 플랫폼 계획까지 발표했습니다. 뒤에는 광고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도 있고 몽고DB CEO 출신 인사를 영입해 매장, 재무, 고객 문의 맥락을 이해하는 업무 에이전트로 키우겠다는 포석이 보입니다.
두 장의 급여표는 다릅니다. 그러나 같은 사실을 가리킵니다. 에이전트가 모델 안에 딸려 오는 기능이 아니라, 독립적인 제품이자 과금 단위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오픈AI는 에이전트 1개 단위로 돈을 받고 메타는 0달러로 사용량을 묶어 두었습니다. 차이는 진입 방향이 어디인가입니다. 기업의 업무부터인지, 매대의 계산서부터인지. 과금 단위 자체가 분리됐다는 신호는, 어떤 새 모델 출시보다 중요한 변화일 수 있다.
라인 2, 감가상각: 1년에 3분의 2를 잃는 자산
500달러는 급여표의 앞면일 뿐이다. 에이전트를 24시간 돌리는 비용은 급여표 아래에 있다. 자율 실행이 늘수록 토큰을 더 먹고 가상 컴퓨터 시간을 더 쓰는 것이다. 청구서는 결국 GPU로 향한다. 그리고 GPU 쪽에서 이번 주 나온 뉴스가 말해주는 것은, 그것이 이제는 돈을 빌려 사서 감가상각을 하는 자산이라는 사실이다.
네오클라우드는 빅테크보다 자금력이 약해 GPU를 담보로 대출받아 장비를 사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GPU가 항공기나 선박보다 세대 교체가 빠르고 중고 시장 유동성도 낮아 부도 시 담보 매각액이 대출금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엔비디아는 이 위험을 보험사, 헤지펀드로 넘기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초기 단계이지만 방향은 분명하다. 8월에는 골드만삭스, 아폴로 등과 5,000억 달러 규모 AI 금융 플랫폼을 출범시켜 최대 25% 범위의 잔존가치 보증을 제공했고, 보험중개사 하우덴리와 함께 칩 감가상각, 컴퓨트 가격 데이터를 보험사에 공유하고 있다. 감가 곡선은 예상보다 가팔랐다. 바커AI에 따르면 지금 약 32만 달러짜리 H100 8GPU 시스템은 1년 뒤 약 3분의 2, 6년 뒤에는 약 3만 달러까지 가치가 내려갈 수 있다. 반대편으로는, 시스템적 부실이 나면 청산 할인율이 모델 가정을 크게 웃돌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오고 있다.
감가상각이 이 정도라면 에이전트 급여표에는 질문이 하나 생긴다. 500달러라는 월급이 성립하려면, 에이전트가 완수하는 일의 가치가 그만큼 먹고 버는 컴퓨트보다 커야 한다는 것이다. 병목도 같은 시간대에 움직였다.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의 AI 데이터센터 투자는 이제 GPU 확보보다 전력 확보가 병목이 되는 국면에 들어섰고 이번 주 삼성 6개사가 미국 AI 인프라 기업 ‘헬릭스’에 총 10억 달러 투자를 결정했다. 헬릭스는 KKR이 6월에 출범시킨 데이터센터, 전력·송배전·광통신망을 통합 공급하는 기업이다. 전 AWS CEO 애덤 셀립스키가 이끌고 엔비디아와 전력회사 비스트라가 공동 창립 투자자로 참여했으며, 자본 약정은 110억 달러 이상 모였다는 보도가 나왔다. 삼성SDS가 데이터센터 운영과 GPU 클라우드 확대를 맡는다. 부산에서는 29일, 부산진해경자청과 한국MS 조원우 대표가 데이터센터 추가 투자 협력 방안을 논의했고, 의제는 전력 공급과 지역별 산업용 전기요금제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부산 강서구에 2020년 첫 데이터센터, 2024년 두 번째 AI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준공했다.
라인 3, 감사: 같은 날 서명한 4단계
세 번째 라인은 누군가 보고 있었다는 증거다. 같은 날, 감사가 두 장 나갔다. 한 장은 ‘에이전트를 돌리는 사람’ 쪽으로, 다른 한 장은 ‘어떤 모델’ 쪽으로.
미국에서는 감사가 백악관에서 서명됐습니다. 29일 오찬에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 황, 저커버그, 피차이, 브록먼, 아모데이, 베이조스, 나델라를 비롯한 AI 업계 20여 명을 불렀습니다. ‘엄청난 수준의 자율규제’를 강조하며 새로운 연방 규제 도입에 선을 그었고 참석 기업들은 4단계 자발적 합의문에 서명했습니다. 내부 통제, 내부 검증팀, 독립적 외부 감사, 이사회 독립 위원회 감독. 합의문에는 향후 법제화 가능성이 명시되어 있고 중국과의 AI 경쟁 우위 유지가 명분으로 제시됐다. 미국은 2025년 12월에는 각 주의 AI 법을 약화시키는 행정명령을 내놓은 바 있고 이번에는 업계의 자발적 합의로 규제 논의를 정리하려는 모양새입니다. 이 4단계 감독 체계가 사실상 업계 표준 거버넌스 틀이 될 가능성이 높고 글로벌 AI 사업자의 컴플라이언스 비용 구조에도 영향을 줄 전망입니다. 의회에서는 강제 규칙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여전히 크고, 기업 CEO들마저 인간 통제를 벗어난 AI에 대한 경고를 내놓고 있어 정책 방향은 유동적이라는 점도 함께 보도됐다.
중국에서는 감사가 모델 배포 전에 설치됩니다. Z.ai(지푸 AI)와 콩코디아 AI가 9월 말 ‘프론티어 오픈웨이트 AI 리스크 관리 프레임워크’를 공개했습니다. 6단계. 리스크 식별, 임계값, 분석, 평가, 완화, 거버넌스. 모델은 녹색, 전면 공개, 황색, 제한·단계적 공개, 적색, 중단의 세 구역으로 분류됩니다. 화학, 생물 위험 정보와 악성 코드, 극단주의 콘텐츠를 사전 학습 전에 걸러내는 데이터 필터링이 핵심 방어수단으로 꼽혔습니다. Z.ai는 GLM 시리즈에서 보안 파트너의 사전 테스트 후 가중치를 공개하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오픈웨이트 모델은 일단 배포되면 모니터링도 회수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배포 전 감사는 오직 한 줄뿐이라는 뜻입니다.
하나는 에이전트를 돌리는 쪽을, 하나는 호출되는 모델을 다스립니다. 두 장의 영수증은 생김새가 다릅니다. 그러나 같은 주에 발급됐습니다. 업계는 이제 급여를 내는 쪽이 감사 비용도 부담하는 쪽이라는 것을 전제하기 시작했습니다.
라인 4, 위치: 가상 컴퓨터가 놓이는 곳
마지막 라인은 가상 컴퓨터가 놓이는 곳입니다. 닷츠는 미국의 클라우드 가상 컴퓨터에서 돌아갑니다. 기업의 조달 데이터, 청구서, 계약서가 그 기계로 흘러가면, 급여표의 위치는 고객이 아니라 제공자가 결정합니다. 망분리나 데이터 주권 요구를 받는 조직에 이것은 단가보다 앞선 첫 질문입니다.
한국에서는 위치가 따로 결정되고 있습니다. 30일, 배경훈 부총리가 독파모가 3차 과정까지 예정대로 진행되고 별도의 국가 전략으로서 프런티어 AI 도전도 함께 간다고 공표했습니다.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이 검토되고 스타트업, 중소기업에 컴퓨팅 자원을 넓히겠다는 방향이 담겼습니다. 두 차례 평가 이후 남은 팀은 LG AI연구원, SKT, 업스테이지 3개입니다. 모델 경쟁은 국가가 가리는 쪽으로 가고 실행 위치의 질문은 각 기업으로 남습니다. 부산진해경자청이 투자 유치의 핵심 카드로 전력과 산업 인프라를 내세운 것도 같은 방향입니다.
그 사이 AI 직원을 가장 먼저 출근시킨 한국 기업은 중견 보안회사입니다. 네트워크 접근제어(NAC) 분야 국내 1위인 지니언스가 2026년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기업에 선정돼, 경기도 주 4.5일제 시범사업을 8월부터 운영 중입니다. 반복, 규칙 기반 업무는 AI로 자동화하고 임직원은 판단, 기획, 문제 해결에 집중하도록 업무가 재설계됐습니다. 2026년 상반기, 연결 매출 249억 원, 영업이익 43억 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상반기 실적을 냈고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약 294% 늘었습니다. 빅테크에서 급여표가 인쇄되는 동안, 중견기업에서는 야근이 다시 사람에게 돌아오는 중입니다.
급여표의 마지막 줄: 누가 읽느냐
AI 직원을 뽑는다는 질문이 바뀝니다. ‘일을 할 수 있는가’에서, ‘그 급여표의 네 라인을 읽을 수 있는가’로. 단가, 감가상각, 감사, 위치. 이번 주 뉴스가 채워 준 네 라인입니다.
ThakiCloud의 Paxis는 이 네 라인을 전제로 설계된 에이전트 네이티브 클라우드입니다. 정식 제품(v1.1 GA)인 셈. Skills, Tools, Policies, Audit Logs가 일급 리소스로 관리되고 에이전트의 자율도는 L0에서 L3까지 단계적으로 거버넌스됩니다. 정책 게이트를 통과해야 실행이 열리고 감사 로그가 남습니다. 에이전트는 격리 샌드박스 안에서 일하고 MCP 커넥터와 스킬 마켓으로 도구가 확장됩니다. 감가상각 라인은 작업별 모델 선택 CostRouter가, 위치 라인은 소버린, 온프레미스 K8s(ai-platform) 실행 환경이 답합니다.
빅테크는 이미 급여표를 보냈습니다. AI 직원을 쓰는 기업은, 급여표의 라인을 얼마나 읽느냐에서 가려질 것입니다.
참고 자료
이 글은 아래 뉴스를 종합해 작성했습니다.
- 조선일보, 오픈AI, 자율형 AI 에이전트 ‘닷츠’ 공개…연구·개발, 업무까지 스스로
- 연합인포맥스, 메타, AI 에이전트 ‘뮤즈’ 소상공인 연동 대폭 확대
- 스마트비즈, 엔비디아, AI칩 ‘돈줄’ 보험사까지 확대···GPU 담보대출 위험 분산
- 서울경제, MS 데이터센터 추가 투자 촉각…부산진해경자청, 전력·인프라 지원 논의
- 데일리포스트, 삼성 6개사, 美 AI 인프라 기업 ‘헬릭스’에 10억 달러 투자 결정
- 전자신문, 배경훈 부총리 “독파모 계속된다…프런티어 AI에도 도전”
- 이투데이, AI 거물 20여 명 불러모은 트럼프⋯규제 대신 ‘자율통제’
- 글로벌이코노믹, 中 오픈소스 AI, ‘사전 학습 데이터 필터링’ 등 6단계 안전 프레임워크
- 데이터뉴스, 지니언스, ‘일자리 으뜸기업’ 선정…AI 업무혁신·주 4.5일제 실험